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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 펀글]갈수록 잔인해지는 미군

아래 글은 한겨레 사설입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쟁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기독교국가라 칭함받는 나라라 할 지라도 약소국에 대한 침략전쟁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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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를 침공 중인 미군이 중부도시 나자프의 한 검문소에서 이라크 어린이와 여성 10여명이 탄 ‘밴’에 총격을 가해 적어도 민간인 일곱사람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미군 쪽은 “경고사격을 했음에도 멈추지 않아 최후 수단으로 발포했다”고 하지만 대낮에 민간인 차인 줄 알고서도 좌석을 향해 총을 쏜 것이어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외신들의 보도와 이라크 정부의 주장 등을 종합해보면, 미·영군이 침공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숨진 이라크 민간인은 600명 가량이다. 미군은 모두 실수나 오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민간인의 사망과 부상 등을 ‘부수적 피해’라고 부르며, 군 수뇌부는 작전에서 ‘허용되는’ 부수적 피해를 그때그때 설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고한 민간인의 목숨을 작전의 부차적 부분으로 여기는 것도 용납할 수 없거니와, 침공이 계획대로 되지 않자 부수적 피해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민간인 살상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 바그다드의 시장통에 미사일을 떨어뜨려 수십명을 숨지게 하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거나 민간시설인 텔레비전 방송사 건물까지 폭격한 것이 그 사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침공 주도 세력이 어떤 피해가 나더라도 빨리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부를 전복시켜야 한다는 초조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발전소 등 민간시설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광범한 단전·단수사태를 일으켜 민간인들에게 엄청난 재앙과 희생을 강요할 것임이 분명하다. 부시 행정부 안팎의 강경파들은 “전쟁에서는 으레 민간인 피해가 나는 법”이라며 비난에 귀를 닫고 있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공격에서도 수천명에 이르는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간 바 있다. 미국은 즉각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이라크 침공을 중단해야 한다. 양심적인 미국인이라면 이런 ‘집단 학살’을 더 허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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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지기

날짜

2003-04-02 14: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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