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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미군]촛불집회 한돌 누가 모욕하는가 ?


대낮에 길을 걷던 두 여중생이 뒤에서 질주해온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지1주기를 맞았다.
하지만 아직도 참사의 진상이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그 어떤미군도 처벌받지 않았으며, 불평등한 주둔군지위협정도 그대로다.

오히려 미국 내일각에서는 ‘북핵 시설 폭격’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남과 북에 검은 전운마저드리우고 있다.

‘미군 장갑차 고 신효순 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가1주기를 맞은 13일 서울 시청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준비한 까닭도 여기에있다.

문제는 시민사회 단체들의 자발적인 모임에 ‘참여정부’가 찬물을 끼얹고 나선데 있다.

최근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폭력으로 연행한 데 이어 고건 총리는“정부를 대표하여” 밝힌 담화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된 추모행사가 그 진행과정에서 전통적인 한-미 우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국민들의 우려”를강조했다.

고 총리의 담화는 다분히 촛불을 들고 나선 시민들의 ‘순수성’을의심하는 대목이다.

1주기 추모집회가 예고되자 여론시장을 독과점한 언론들이일제히 ‘순수성’을 들고 나선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참사를 일으킨 뒤 “누구의 과실도 없었다”고 발뺌했던 주한미군에게‘책임’을 인정하게 만든 것은 총리와 언론이 순수성을 의심한 바로 그시민들이다.

‘촛불의 힘’을 자주적 외교 역량을 높이는 데 활용은커녕 미국에저자세 외교를 벌이고 미국의 압력에 밀려 무기를 사들이겠다는 정부와 그에동조하는 언론이 촛불집회의 순수성을 거론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걸맞지 않다.

지난 1년 동안 연인원 500만명이 넘게 참여한 촛불집회에 이은 1주기추모행사에는 준비위원만 17만명에 이르러 세계의 눈귀가 쏠리고 있다.

‘평등하고친선에 기반한 한-미 관계’를 위해서라도 촛불은 타올라야 한다.

참으로 순수하지못한 쪽은 ‘촛불’의 순수성을 모욕하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들임을 분명히밝혀둔다.

ⓒ 한겨레(http://www.hani.co.kr)

글쓴이

한겨레

날짜

2003-06-14 00: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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